What Really Matters (Kor ver.)


This was a collaborative design project between Jeyeon Ban and Suhyun Kim. It explored the idea of ‘what really matters’ to both of them and ultimately to the people in the modern world. Through regular meetings, they discussed about life, values, faith and various stories. Based on what they have shared, they created twelve different art works together and produced 100 hand-made calendars. They have collected 1,327,500 won from the sale of the calendars and donated all the profits to G-Foundation.



Eng ver. description of What Really Matters upon request. 


Click to Read︎  2021년 월간(月看) 2월 호


What Really Matters Calendar



Intro


월간을 시작한 마음 / 수현

막연히 상상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일들이 있다. 제연과 2월 호의 월간月看을 함께 꾸며보는 상상을 해봤을 때가 바로 그랬다. 허전함으로 잠잠해졌던 마음이 새로운 프로젝트로 다시금 기분 좋아지는 설렘과 기대감으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교회에서 제연을 처음 만났지만, 우리가 제대로 대화를 나눠본 건 재작년 국내 선교 때였다. 잠시 나눴던 대화를 통해 제연의 단단함과 견고함이 느껴졌다. 그 당시 나는 '내면의 단단함'을 간구하며 내 방식으로 연습 중이었는데 내가 만난 제연은 이미 충분히 내면과 신앙적으로 단단해 보여서 더 알아가고 싶었다.

선교 이후 시간이 많이 흘렀고 난 어느덧 대학을 졸업했고, 본격적인 취업 전에 해보고 싶었던 일들을 계획하던 중 제연이 새로 업로드 한 월간月看의 12월 호를 읽게 되었다. 글을 재밌게 읽으면서 새로 시작하는 2021년, 제연과 월간을 함께 꾸며보며 새해를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 하는 막연한 생각을 계기로 용기 내어 물어보았고 제연은 감사하게도 기쁜 마음으로 찬성했다!







나에게 '창의적인 일'이란

어려서부터 나는 엄마의 화실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다. 수업 중인 엄마 옆에서 나만의 창작 생활을 하며 보낸 수많은 시간들이 모여서 디자인과 예술에 대한 호기심이 더욱 커져갔다. 내가 좋아하는 학문을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은 마음에 로드아일랜드 디자인스쿨에 지원했고, 전공인 시각 디자인을 제대로 배우기 시작한 2학년 때부터 나는 이렇게 창의적이고 가슴 떨리며 흥분되는 일을 처음 경험했다. 고된 스케줄과 작업량으로 힘들고 지치는 순간들이 종종 있었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느끼는 희열감과 재미는 내 유학 생활의 원동력이 되었다. 대학에서 디자인을 배우는 시간 동안, 나는 진정으로 ‘살아있음’을 느꼈다.

코로나19로 인해 한국에서 마지막 학기를 보내고 졸업 전시 겸 친한 친구와의 합동 전시를 마치고 나니 알 수 없는 허전함을 느꼈다. 막 학기와 졸업작품과 전시에 대한 부담감과 동시에 취업의 압박감으로 너무 많은 힘을 주고 있다가 모든 것들로부터 해방됨과 동시에 힘이 빠지는 과정이 매우 낯설게 느껴졌다. 처음에는 이 허전함이 취업 전 나에게 놓인 공백의 시간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 때문이었다고 생각했지만 그것보다 내가 사랑하는 창의적인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었다는 생각에 많은 아쉬움을 느꼈다. 대학에서는 매 수업을 위한 작품을 제작, 평가하고 또 수정하고 다시 발표하는 과정의 연속이었는데 막상 졸업을 해 버리고 나니 끊임없이 창의적인 삶을 살았던 내 루틴이 깨져버리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나에게 제연이와의 월간月看 프로젝트는 유난히 특별하다.






제연과의 대화

월간에 대한 계획을 위해 제연과 자주 만나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서로에 대해 아는 것이 부족해서 처음에는 탐색하며 비슷한 점들을 찾아냈다. 나와 비슷하게도 제연은 호기심이 많았고, 신앙적인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나눌 수 있었고, 아침형 인간으로 자신의 시간을 소중히 여겼으며 일상의 루틴을 중요하게 생각했고 사람들과의 대화를 좋아하는 등 나와 비슷한 점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제연과의 대화는 늘 흥미로워 대화에 빠져들 수 있었다.

제연과 나는 우리에게 "무엇이 정말 중요한지: What Really Matters"라는 주제로 서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열두 가지를 바탕으로 달력을 만들기로 했다. 평소에 나는 '무엇이 나에게 중요한지'보다 '무엇이 타인에게 중요한지'를 더 많이 생각하고 고민한다. 여러 상황 속에서 나에게 너무 엄격한 난 타인을 나보다 더 먼저 생각하느라 내적으로 연약해진 나 자신을 방치해두어 골병 날 때가 많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대놓고 나에게 무엇이 중요한지에 대해 생각해 보고 싶었고 이런 과정이 제연에게도 조금은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달력에 들어갈 열두 개의 작품들을 '잘' 만들기 보다 평안한 마음으로 가장 솔직하고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자유롭게 표현하고 싶었다.




Compositions





Contents



January
1월: 마음 지키기 p.1) 사랑

사랑은 나에게 늘 버거운 감정이었다. 좋아하는 마음이 극대화되어 그 감정이 더 이상 커질 수 없으면 그게 사랑인 건지, 아니면 좋아함과는 별개로 지극히 특별하고 소중한 감정인 건지 이를 확실히 정의하기가 어려웠다. 학창 시절의 나는 진정 '사랑함'을 직접 느끼기 전까지는 함부로 그 표현을 쓰고 싶지 않아서 일부러 아껴두기도 했다. 그렇다고 시간이 꽤 지난 지금의 나에게 사랑이 무엇인지 물어본다고 해도 난 한 번에 명확한 대답을 할 수가 없다. 그런데 최근에 잠언서를 다시 읽으며 "사랑은 모든 허물을 가리우느니라 (잠 10:12)"라는 구절이 눈에 들어왔다. 상대의 가장 연약한 부분까지도 사랑으로 포용할 줄 아는 능력이라는 생각에 흉터 난 부분을 소독하고 치료하는 수술 장면이 떠올랐다. 상처 난 부분을 고치고 덮어주는 과정의 반복을 통해 사랑이라는 마음을 지킬 수 있길 소망하는 마음을 담아 1월을 제작했다.






February

2월: 마음 지키기 p.2) 수치심

언젠가 친구가 내게 가장 중요한 감정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그 당시에 수치심이라고 대답했는데 그건 내 삶에서 내게 돌아올 자리를 알게 하는 감정이기도 하다. 다른 이들을 쉽게 판단하는 내 모습에, 나 스스로를 작은 울타리에 넣어버리는 마음에 나는 찔리는 듯한 느낌을 받고 다시 돌아보게 된다. 나 스스로를 돌이키게 하는 이 감정이 무척 소중하다. 마음 한구석에서 일어나는 이 감정들은 한 데 모여 나를 형성한다. 그 모양은 추하지만 아름답다.




March
3월: 영감 p.1) 영감의 속도

어떤 순간에 영감을 얻게 되는지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영감을 얻는 순간 머릿속에서 반짝 무언가 떠올라 빛나곤 하는데 그 반짝임에는 속도가 있다. 늘어지고, 잠잠하고, 재빠르고, 역동적이다. 영감을 얻는 순간의 그 속도는 행위가 되었다.





April
4월: 가치 p.1) 다양성

각자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내게는 그것이 다양성이었다. 다양함 때문에 힘들지만 우리가 모두 다르다는 것은 큰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4월은 부활절이 있는 달이기도 해서 알을 통해 각기 다른 모습을 표현했다. 알이라는 사실은 같은데 크기, 굴곡진 정도, 색, 심지어는 알을 깨고 나온 뒤의 모습도 모두 다르다. 알이라고 불린다는 사실 딱 하나만 같다. 그런데도 같이 묶여 불리는 우리는 얼마나 같고 얼마나 다를까? 알을 깨기 전 우리는 그 안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May
5월: 엄마

어머니의 날이 있는 5월, 엄마와 관련된 집안의 물건들과 함께 했던 공간의 사진으로 작업했다. 살림을 하기 위해서는 촉수가 집안의 이곳저곳에 뻗어져 있어야 한다. 현경 교수가 말했듯 살림의 감각은 살리는 일이다. 우리가 사는 집에 손을 뻗어주시는 두 분의 살림이스트들을 생각하며 고마움과 존경의 의미를 담았다.




June
6월: Input and Routine

오래 걷고 싶은 날 수현은 자연을 찾아가고 제연은 고궁에 간다. 햇살이 좋은 날 수현은 밖에 나가 그 순간을 즐기고 제연은 창문 가까이서 책을 읽으며 낮잠을 청한다. Input으로 주어진 상황에 우리는 편안한 반응을 하고 그 Output은 루틴이 된다. 기분 좋은 습관들에 대해 얘기하고 서로에 대한 단서를 하나씩 수집해갔다. 초록실은 수현, 빨간 실은 제연으로 정해서 두 겹의 천에 Input과 Output을 하나씩 꿰어가며 작업을 진행했다.







Process Documentation for June







July


7월. 여름의 공간과 시간

여름의 공간과 시간을 주제로 제연과 내가 찍어둔 하늘, 바다, 풀을 포함한 자연과 관련된 사진들을 모아서 프린트했다. 인쇄된 사진들을 손으로 찢어 붙이며 세 개의 사진 콜라주 돌멩이들을 만든 후, 자연에서만 느낄 수 있는 시원하고 상쾌한 여름의 공기를 표현했다.


August


8월: 특별한 사람들

우리에게 특별한 사람들이 있다. 그들과 우리는 그들과 부둥켜안고 있어 끈끈하기도 하고, 느슨히 연결되어 있기도 하고,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나란히 걸어가기도 한다. 자주 만나는 사람들뿐 아니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사람, 잘 모르는 사람도 우리에겐 때때로 활력을 준다. 그런 의미에서 특별한 사람들이라는 단어는 상당히 모호한 의미를 갖는다. 스티치는 그들과 우리의 관계가 어떻게 짜여 있는지를 보여준다.




September


9월. 마음 지키기 p.3) 평온함

'오늘 하루 참 잘 보냈다'라는 생각과 함께 한동안 기분 좋게 잠이 들 때가 있었다. 진정으로 내 안에 평온함이 찾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나의 일상은 여러 일들로 다시 불안정해졌고, 간신히 붙들고 있던 평온함은 한순간에 깨져버렸다. 나의 평온한 상태는 지극히 일시적이었다. 내 안의 교만과 연약함이 큰 부분을 차지해서 잠시라도 방심하면 여러 부정적인 감정들로부터 처참히 무너졌다. 난 그럴 때면 평온함은 잠시 나에게 주어진 선물이라는 생각에 그 평온함을 유지하기 위해 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하나님께 기도하면 신기하게도 내 마음이 평온해졌고, 나를 괴롭히던 상황도 잠잠해졌다.




October


10월. 가치 p.2) 타인과의 케미 (chemistry)

친구가 나에게 '넌 뭐 하면서 쉬어?'라고 물어봤을 때 난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해야 할 일에 대한 강박 아닌 강박으로 인해 대학을 다니는 기간 동안 나는 쉬는 시간이 주어지면 차라리 과제를 하거나 운동을 했다. 그게 익숙했고 ‘쉼’이 나에겐 더 어색했다. 친구가 그 질문을 했을 때 처음으로 내가 무얼 할 때 쉼을 느끼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시간이 주어졌을 때 막상 잘 쉴 줄 모르는 나에게 '편한' 사람들과의 대화는 진정한 휴식이고 재충전의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사람들을 만날 때 그들과의 대화가 겉도는 느낌이거나 혹은 내가 이야기를 힘겹게 이끌어야 할 때면 집으로 돌아와서 완전히 번아웃이 되어 뻗어 버렸다. 모아둔 에너지를 한 번에 빼앗기는 기분이었다. 나와 '잘 맞는',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들을 찾는다는 건 행운 같은 일이다. 감사하게도 하나님께서는 내게 행운을 선물해 주셨고, 그들로 하여금 내가 다시 채워지면서 새 힘을 얻었기에 난 사람들과 보내는 의미 있는 시간과 그들과 나 사이의 케미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한다.




November


11월. 가을의 코펜하겐과 프로비던스

특정한 도시의 도로, 건물과 자연환경을 통해 우리는 각자의 추억을 회상해 볼 수 있다. 오며 가며 찍어 두었던 사진 속 자주 걸었던 거리, 많은 시간을 보냈던 건물들과 추억이 깃든 수많은 장소들을 떠올리며 제연과 나는 프로비던스와 코펜하겐에서 보낸 각자의 시간과 추억을 정리하며 그 도시 속 우리의 모습을 기억하면서 두 도시의 가을 풍경을 표현했다.



December


12월. 모닝 루틴

나는 매일 새벽 다섯시, 사과와 고구마를 따뜻한 차와 함께 먹으며 하루를 시작한다. 내가 새벽 다섯시에 일어나기 시작한 지는 3년째다. 처음엔 새벽 기도를 다녀오기 위해 일찍 일어났는데 점차 새벽에 일어나서 하루를 일찍 맞이하고 시작하는 행복을 느끼고 나서 나의 루틴으로 바꿔버렸다. 제주도에서 기숙사 생활을 했던 중/고등학교 7년과 3년의 미국 대학 생활은 나에게 있어서 정말 값지고 소중한 경험이었다. 타지에 머무른 10년 동안 나는 맡은 일과 하고 싶은 일을 최선을 다해서 즐겼다. 하루하루를 감사하며 살았지만, 그 지역의 이방인으로 지내는 것은 항상 긴장되고 불안한 일이었다. 나는 안정감이 필요했다. 새벽에 일어나 균형 잡힌 식사와 성경통독과 운동을 통해 조금씩 안정이 되어 가는 나는 나 자신을 조금씩 알아가고 조절하기 시작했다. 규칙적인 삶을 통해 평온함을 되찾아가며 나는 학업과 개인 작업에 더욱 몰두할 수 있었다. 내면의 안정감을 회복한 후에야 비로소 난 내 전공인 시각 디자인을 진심으로 더 열정적으로 사랑했다.



Final Compositions




Proof pictures from the customers





Calendars for Phone (Iphone X Screen size)



Epilogue



뭣이 중헌디! / 제연

수현에게 월간을 함께 하고 싶다는 얘기를 듣고 정말 반갑고, 놀랍고, 기쁘고, 고마웠다. 아무튼 기분이 아주 좋았다는 말이다. 수현이 1월에 진행한 전시를 보러 갔을 때에는 전시 설명에 자신의 얘기를 아주 솔직하게 한 글을 보며 깜짝 놀랐다. 그때 당시에 다른 이들에게 내 이야기를 하는 것을 주저하던 때였다.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도, 내가 지금까지 한 작업에 대해서도 모두 갑자기 부끄럽게 느껴지는 때였다. 내가 그렇게 타인과의 접점에서 쪼그라들어 있을 때, 솔직하고 담백한 수현의 얘기를 들으며 다시 한번 자신을 꺼내 놓는 것의 힘을 실감했다.

2월 3일 첫 만남을 시작으로 기분 좋은 대화를 나누고 차근차근 작업을 진행하며 꺼내어 놓는 것을 연습해 볼 수 있었다. 무언가를 만들고 이야기를 구상하고 조직하는 일을 사랑하지만 그 과정에서 이상하게(자연스러운 건가?) 여러 생각들이 개입되어 자유롭지 못했다. 어딘가 어색하고 갇혀있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작업 초반에는 수현에게 나의 것을 보여주는 것도 주저하게 되고 부끄러웠다. 그런 내게 수현은 옆에서 계속 마음껏 펼치라고 북돋아 주었다. 수현에게 농담 반 진담 반 선생님 같았다고 말했었는데 생각해 보니 진심이었나 보다. 2월달 이미지를 마지막으로 작업했는데, 그때 나는 훨훨 나는 느낌까지는 아니더라도 갇힌 곳에서 풀려난 느낌으로 작업했던 것 같다. 건축을 전공하다 보니 A 시리즈 안에서만 이미지를 만드는 게 익숙하다. 이번 호를 진행하면서는 420*297 밖으로 살짝 문턱을 넘은 듯한 기분이다. 이 과정에 함께해 준 수현에게 정말 큰 고마움을 느낀다. 그리고 내게 반짝이는 영감으로 다가온 알 수 없는 것들에게도 고맙다.





휴대폰 배경화면용 이미지는 무료이며, 실물 달력은 14,000원 입니다.

달력 신청은 아래 링크에서↓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edQroutGYziLpYsWe3siblbpS1Oed4iGaUKtSqZyinp4XKtA/viewform?usp=sf_link



수익금은 지파운데이션의 취약계층 생리대 후원에 기부됩니다.

* 참고 링크. https://www.gfound.org/bbs/board.php?bo_table=support_1&wr_id=100









© 2021 Suhyun Kim